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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변은 누구에게나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이지만, 간혹 원치 않게 배변 실수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성인에게는 당황스럽고, 어린이에게는 자신감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죠. 많은 분들이 이런 증상을 단순히 장 기능의 문제로만 생각하지만, 사실 골반기저근(골반저근, pelvic floor muscle)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배변 실수가 왜 골반기저근의 건강과 연결되는지, 그리고 이를 예방하거나 회복하기 위한 방법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골반기저근이란 무엇이며, 배변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골반기저근은 골반의 바닥을 이루는 근육층으로, 방광·자궁·직장 등 장기를 아래에서 받쳐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배뇨와 배변 시에 장기의 위치를 안정시키고, 괄약근과 함께 배출을 조절하는 중요한 근육입니다. 쉽게 말해, 우리가 변을 ‘참거나’, ‘배출할 때 힘을 주는’ 순간에 작용하는 근육이 바로 골반기저근입니다.
이 근육이 튼튼할 때는 배변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근육이 약해지면 항문을 조이는 힘이 떨어지고, 변이 새거나 참기 어려운 상태가 됩니다. 이런 상태를 의학적으로 변실금(대변 실수)이라고 하며, 골반기저근 약화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골반기저근은 단순히 배변을 “멈추는 힘”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장을 제자리에서 유지하며 복부 압력을 조절하는 역할도 합니다. 이 근육이 충분히 수축하지 못하면 장이 아래로 처지고, 변이 직장에 오래 머무르게 되어 변비로 이어지거나, 반대로 압력이 조절되지 않아 변이 새기도 합니다.
2. 골반기저근이 약해졌을 때 나타나는 배변 문제
골반기저근이 약해지면 다양한 형태의 배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실수’하는 정도가 아니라, 장기적인 변비나 배출 곤란, 잔변감 등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대변이 새거나, 참기 어려운 경우 – 근육의 조임력이 약해져 의도치 않게 변이 흘러나올 수 있습니다.
- 배변 후에도 잔변감이 남는 경우 – 직장을 밀어주는 힘이 부족해 변이 완전히 배출되지 않습니다.
- 변비가 자주 생기는 경우 – 복부 압력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배출이 힘들고, 힘을 과도하게 주게 됩니다.
- 복부와 골반이 묵직하거나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 – 장기하수나 근육 긴장으로 인한 2차 증상일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은 출산 후 여성에게 흔히 나타나지만, 나이 든 남성이나 오랜 변비 습관이 있는 사람에게도 생길 수 있습니다.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드는 습관, 복부 비만 등도 골반기저근을 약하게 만드는 원인입니다.
특히 출산은 골반기저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출산 과정에서 근육이 늘어나거나 손상되면 항문 괄약근의 기능이 떨어지고, 변을 참기 어렵게 됩니다. 또 폐경 이후 여성은 호르몬 변화로 근육 탄력이 떨어져 배변 조절이 힘들어지기도 합니다.
3. 배변 실수를 예방하고 회복하는 방법
배변 실수는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증상이 아닙니다. 꾸준한 관리와 운동으로 충분히 예방과 회복이 가능한 문제입니다. 핵심은 골반기저근을 강화하고, 올바른 배변 습관을 들이는 것입니다.
① 케겔운동으로 근육 강화
골반기저근을 강화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케겔운동입니다. 소변을 참는 것처럼 아래쪽 근육을 5초간 조였다가 5초간 이완하는 동작을 하루 10회, 3세트 반복하세요. 꾸준히 하면 항문 주변 근육이 강화되어 배변 조절 능력이 개선됩니다.
② 올바른 배변 자세 유지
배변 시에는 허리를 너무 세우지 말고, 무릎을 약간 높여 몸을 앞으로 숙이는 자세가 좋습니다. 이 자세는 직장을 곧게 만들어 배출을 쉽게 도와줍니다. 무리하게 힘을 주지 말고, 호흡을 조절하며 천천히 배출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③ 복식호흡과 스트레칭
복식호흡은 복부와 골반의 순환을 돕고, 근육의 긴장을 완화합니다. 하루 5분이라도 깊게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 복부와 항문을 살짝 조여주는 호흡을 연습해 보세요. 또한 가벼운 걷기나 요가, 브릿지 자세 등은 골반기저근의 탄력을 높여줍니다.
④ 생활 습관 개선
변을 오래 참지 말고, 규칙적인 배변 시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변비 예방을 위해 수분과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고, 커피나 알코올처럼 이뇨 작용이 강한 음료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무리하며
배변 실수는 단순히 장의 문제로만 볼 수 없습니다. 몸의 중심에서 장기를 지탱하고 조절하는 골반기저근의 약화가 근본적인 원인일 수 있습니다. 다행히 이 근육은 나이에 상관없이 꾸준한 훈련으로 회복할 수 있습니다. 하루 몇 분의 케겔운동, 올바른 자세, 그리고 생활습관의 변화만으로도 큰 개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배변 실수를 부끄러워하기보다, 몸이 보내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골반기저근의 건강이 곧 소화기와 배변 건강의 시작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골반기저근을 튼튼하게 하면, 몸의 리듬이 달라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