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는 주로 아동기 질환으로 인식되지만, 최근에는 성인 특히 여성, 그중에서도 워킹맘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단순한 피로나 스트레스로 보일 수 있는 증상들이 사실 ADHD와 관련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조기 인식이 중요합니다. 본 글에서는 워킹맘이 흔히 겪는 가정생활, 업무효율 저하, 기억력 문제 속에 숨겨진 ADHD 의심 신호들을 분석합니다.
가정생활에서 나타나는 이상 신호
워킹맘은 육아와 가사, 사회생활을 동시에 병행하며 많은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이 과정에서 ‘집안일을 미루게 된다’, ‘간단한 일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이 숙제를 챙겨주려다 깜빡한다’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건망증이나 피로가 아닌 ADHD의 가능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여성의 ADHD는 전형적인 과잉행동보다는 주의력 결핍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외부에서 잘 드러나지 않아 오랜 기간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아침마다 아이 등교 준비 도중 물건을 어디에 뒀는지 몰라 집안이 어수선해지거나, 해야 할 일을 시작조차 못한 채 미루게 되는 현상이 반복된다면, 이는 단순한 생활습관의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또한 정서적으로도 쉽게 짜증을 내거나, 죄책감을 느끼는 일이 잦아질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화를 낸 뒤 자책하는 일이 반복되거나,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ADHD로 인한 정서기복 가능성도 있습니다. 가족과의 관계에서 자신을 점점 위축되게 느끼는 상황이라면 정신 건강 전문가와의 상담이 권장됩니다.
업무 효율이 떨어지는 이유, 단순한 피로일까?
많은 워킹맘들이 일상적인 피로를 ‘일하다 보면 누구나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업무의 흐름을 놓치고, 메일 확인조차 자주 까먹으며, 집중해야 할 회의에서 머릿속이 멍해지는 일이 잦다면 ADHD 증상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성인 여성의 ADHD는 업무 성과나 효율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멀티태스킹이 중요한 업무 환경에서 한 가지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자꾸 다른 일을 시작하거나, 일정 관리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업무 리스트를 작성해도 제대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계속 미루거나, 중요한 마감일을 잊어버리는 일이 반복되면 이는 단순한 ‘능력 부족’이 아니라 ‘주의력 결핍’일 수 있습니다.
또한, 사소한 실수를 자주 저지르거나, 보고서를 제출할 때 실수로 누락이 많은 경우에도 ADHD가 원인일 수 있습니다. 이런 실수가 쌓이면 자존감 저하, 직무 스트레스 증가, 직장 내 인간관계 악화로 이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본인의 업무 효율 저하가 지속된다면 스트레스 때문만이 아니라 ADHD 진단 필요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기억력 저하? 실제로는 ‘주의력’ 문제일 수 있다
워킹맘들이 가장 흔하게 겪는 어려움 중 하나는 기억력 저하입니다. 중요한 약속을 잊거나, 아이 등원 가방에 필요한 물건을 자꾸 빠뜨리는 일, 마트에서 사야 할 것을 깜빡하는 일들이 자주 발생한다면 이는 단순한 건망증이 아닐 수 있습니다.
성인 여성 ADHD의 주요 증상 중 하나는 ‘작업 기억(working memory)’ 기능의 저하입니다. 이는 단기적으로 정보를 유지하고 조작하는 뇌 기능인데, 이 기능이 떨어지면 기억력이 나쁜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보에 집중하지 못해’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한, ADHD는 감각 과부하 상태를 자주 유발합니다. 소음, 아이 울음소리, 업무 알림 등이 동시에 들어올 경우 두뇌가 정보를 정리하지 못하고 혼란을 일으킵니다. 이로 인해 일상적인 행동에서 실수가 잦고, 사람들의 말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될수록 자신을 무능하게 느끼고 ‘나는 왜 이렇게 기억력이 안 좋을까’라고 자책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뇌 기능의 문제이며, 진단과 치료를 통해 충분히 개선될 수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증상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ADHD는 단지 ‘산만한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수많은 워킹맘들이 일상 속에서 집중력 저하, 정서 불안, 기억력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그 근저에는 인지되지 않은 ADHD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단순한 피로나 성격 문제로 넘기지 말고, 필요하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건강한 삶을 위한 첫걸음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나 자신을 이해하고 돌보는 것, 그것이 진짜 워킹맘의 힘입니다.